추석 대목
2007/09/18 00:17추석은 대목이다. 명절의 의미는 조금씩 퇴색되고 있지만, 아직 수많은 사람들이 고향으로 가고 친척들을 만난다. 그리고 이렇게 만난 사람들은 정치 이야기를 한다. 출처와 진위를 알 수 없는 소문들이 교환되고, '추석 민심'이라는 묘한 '여론'이 형성된다.
동아일보는 2000년 9월에 추석 특집으로 역사에 남을 기사를 내보냈었다. 그 기사 제목은
대구, 부산 추석이 없다
였다. 제목이 적나라하게 보여주듯이 이 기사는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내용이었으며 우연하게도 추석 연휴 직전에 나와서 추석 연휴 동안 사람들에게 읽혔다. 추석이 지난 후에는 한나라당의 장외집회가 예정되어 있었다. 사실 이 기사는 지방 경제의 어려움을 다루는 시리즈로 기획되었고 기사를 썼던 기자도 그렇게 생각했었지만, 대구와 부산만을 다루고는 끝나버렸다.
7년이 지난 지금, 언론은 더욱 더 누래져 변사직전이다. 이거 너무 노골적인거 아냐?이 기사를 쓸 당시(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우리 나라 지방경제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었습니다. 그것은 대구와 부산은 말할 것도 없고 전국 각 지역이 마찬가지라는 것이 각종 경제관련 통계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제 당시 전국 5대 도시의 어음부도율을 보면, 7월을 기준으로 서울 0.36%, 부산 0.20%, 대구 0.40%, 인천 0.17%, 광주 0.56%, 대전 0.22%로 나와 있습니다. 어음부도율 등으로 대표되는 지역경제의 어려움을 보면 대구 부산에 비해 오히려 광주가 높게 나와 있습니다. 이와 같은 전국 5대 도시 어음부도율은 동아일보가 지방판(5판)에서는 표로도 집어 넣었던 대목입니다(그러나 서울시내 배달판에서는 오히려 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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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국장이 취재지시를 내릴 때에는 영남, 호남, 충청, 경기지역으로 나눠 지방경제의 어려움을 돌아가면서 게재하기로 했었는데, 대구·부산 단발기사로 끝났기 때문이다. 이 기사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일선 기자들 뿐 아니라 심의실에서도 강하게 지적했다. 그렇지만 편집간부들은 지면압박이라는 이유로 오히려 시내판에서 광주 지역 등의 어음부도율까지 삭제해버렸다.
추석 명절의 화제를 독점할 확실한 흥행 요소! 권세를 사랑한 큐레이터!! 정말 깜이 되는 논픽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