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BN-8990048222]
비외른롬보르 지음

좋은 책이란, 우리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여야 한다. --FranzKafka

상식이라고 생각했던 수많은 믿음들이 산산히 깨지고 있다.

에너지 부분을 읽으면서 '경제논리'라던가 '시장친화적'이라는 개념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Contents


p469
현재 미국인들은 1979년보다 더 적은 쓰레기를 매립지에 버리고 있다. 이렇게 된 주된 이유는 소각로에서 소각되거나, 재활용되거나, 또는 퇴비로 만들어지는 쓰레기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 사실 인구 1인당 쓰레기 발생량은 1966년 이후 겨우 45%밖에 늘어나지 않았다. 게다가 매립지까지 도달하는 쓰레기 양만 따지면 ... 13% 더 늘어났을 뿐이다. ... 1990년 이후의 1인당 쓰레기 발생량 증가 추세를 기준으로 2005년 쓰레기 발생량을 추정한 다음, 그 수치가 2100년까지 유지된다고 가정해보자. 또 미국의 인구 증가율을 고려해 새로 태어나는 사람들도 역시 지금보다 더 많은 쓰레기를 만들어낸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이렇게 산출된 전체 쓰레기 양을 다시 100피트 높이로 쌓는다고 가정하자. 놀랍게도 새로운 쓰레기 매립지의 크기는 ... 한 변의 길이가 28.8킬로미터가 채 되지 않는 정사각형 속에 모든 쓰레기를 다 넣을 수 있다.


p733
뻔한 이야기들이 만들어내는 두려움은 환경 단체와 언론 매체를 통해 효과적으로 퍼져나가고, 환경 단체와 언론 매체는 다시 과학자들의 수많은 연구 결과 중에서 사람들의 걱정을 확인해주는 것만을 골라 이용한다. 이렇게 퍼져나간 두려움은 이제 절대적으로 결정권을 행사하게 된다. 그 두려움이 우리의 이성적인 판단력을 마비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수많은 훌륭한 대의명분에 우선순위를 매기는 능력을 시급히 회복해야 한다.

...

우선순위 결정이라는 문제는 도표 168에 분명히 나타나 있다. 이 도표에서 미국 유권자 중 50~60%는 다음과 같은 주장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환경 보호가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요건과 기준을 아무리 높게 책정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리고 비용과 상관없이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식의 사고 방식은 적어도 두 가지 면에서 문제가 된다. 첫째, 이런 사고 방식은 수많은 환경 문제의 우선순위를 설정하기 어렵게 해서 정작 가장 중요한 문제를 가장 먼저 처리할 수 없도록 만든다. 모든 환경 문제가 최고로 중요하다는 것이 이들의 기본적인 주장이기 때문이다. 둘째, 모든 환경 문제가 절대적인 우선순위를 갖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기본적인 주장이기 때문에 사회의 여타 필수적인 분야들과 환경 사이에서 우선순위를 설정할 수 없게 만든다.

... 사람들이 우선순위 설정을 싫어한다고 해서 실제 현실 속에서 우선순위 결정을 내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더 형편없는 선택을 하게 될 뿐이다. ...

...

우리 마음속에서는 분명 모든 위험이 그냥 다 사라져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경향이 있다. 앞에서 농약이 암을 유발한다는, 천연자원보호위원회 앨 마이어호프의 주장을 살펴보았다. 그는 "모든 식품에서 농약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마도 그의 논리는 만약 어떤 위험이 존재한다면 반드시 그 위험을 제거해야 한다는 것인 듯하다. 이런 발언은 철저하게 비현실적이기는 해도 원래 호소력이 매우 강하다. 모든 위험을 제거하기란 애초부터 불가능한데도 말이다. 그리고 이보다 훨씬 더 중요한 점은, 하나의 위험을 제거하고자 하면 바로 그 일로 인해 여러 가지 다른 위험을 새로 만들어내게 된다는 사실이다. 농약을 다룬 장에서 만약 농약 사용을 중지하면 (미래의 언젠가는) 식수에 농약이 전혀 들어 있지 않게 될 것임을 이미 살펴보았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농업 생산량이 감소해서 과일과 채소 가격이 높아질 것이며, 그 결과 암 발생률이 증가할 것이다. 부차적으로 발생하는 상당한 손실을 깊이 생각해보지도 않고 당장의 유리한 결과만을 제시한다면, 우리 사회는 결국 빈약한 근거를 바탕으로 잘못된 정책 결정을 내리게 된다.

모든 결정이 사실은 다양한 위험성 중에서 취사 선택하는 과정이라는 점에 익숙해져야 한다. 염소 처리된 식수와 그렇지 않은 식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염소로 인해 암에 걸릴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아지는 것을 감수할 것인가, 아니면 염소 처리되지 않은 식수로 인해 전파될 수 있는 수많은 수인성 전염병의 위험성을 감수할 것인가 중에서 선택을 하는 것이다. 두통 때문에 아스피린을 복용할 때도 위벽이 자극을 받을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는 것이다. 아스피린을 오랫동안 복용한다면 어쩌면 궤양이 발생할 수도 있다. 결국 우리는 지금 확실히 머리가 아프다는 현실과 아스피린 때문에 위에 자극이 가해질 수 있다는 가능성 중 하나를 선택하는 셈이다. 빵 가게에 갈 때도 우리는 그 가게를 오가는 동안 거리에서 목숨을 잃게 될 (지극히 작은) 위험을 무릅쓰고 먹기 위해 빵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리고 달콤한 빵을 선택하는 것은 순환기 질환에 걸릴 위험성보다 단 것을 좋아하는 입맛에 우선순위를 두었기 때문이다.

누구나 다 모든 위험이 사라지기를 소원할 것이다. 만약 돈이 충분하다면 모든 사람에게 염소 처리를 거치지 않으면서도 깨끗한 물을 공급해줄 수도 있고, 또 아스피린보다 한결 부작용이 적은 아부프로펜에 국가가 보조금을 지급할 수도 있을 것이다. 좀더 안전한 도로를 건설하는 것도 가능하고, 심장 수술을 받기 위해 기다려야 하는 시간을 줄여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돈이 충분해야 한다"는 점이 문제이다. 우리에게 돈이 충분해지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돈은 다른 수술에도, 교차로를 건설하는 데도, 공공 도서관 건립에도, 해외에 개발 원조를 하는 데도 다 필요하다. 건전하고 가치 있는 일의 목록에는 사실상 끝이 없으며, 바로 그렇게 때문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선택을 해야만 한다.

위험성을 어떻게 가늠할 것인가

우선순위 결정이 더 어려워지는 것은 서로 보완 관계에 있는 두 가지 성향이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심리적으로 사람들은 큰 위험을 과소 평가하는 대신 작은 위험은 과대 평가하는 성향이 있다. 그런가 하면 언론 매체는 대체로 일상적인 위험보다 극적인 위험에 초점을 맞추는 성향이 있다. 이 두 가지 성향이 합쳐지면 매우 위험한 결과를 낳는다.

...

언론 매체가 실제 위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경우는 드물다. ... 그 결과 사람들은 신문에서 자주 읽은 사건의 위험을 과대 평가하고, 언론 매체가 간과해버리는 일의 위험을 과소 평가한다.

... 사람들은 대개 흡연에서 기인하는 암이나 심장 발작처럼 커다란 위험에 대해서는 자신들이 상당히 안전하다고 믿는 것 같다. ... 사고, 살인, 보톨리누스 중독, 토네이도 등 극적인 사망 원인이 과대평가되는 반면, 당뇨병이나 천식처럼 '따분한 문제'는 과소 평가되는 결과를 낳는다.

...

심리적으로 우리는 사소한 위험을 생각할 가치가 있을 만큼 큰 문제로 만들거나 아예 무시해도 될 만큼 하찮은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그런데 바로 이런 점이 문제를 일으킨다. 화학물질에 대한 예를 한 가지 들어보자. 화학물질의 안전 기준은 보통 100만분의 1이라는 거의 마술처럼 낮은 수준에서 책정되어 있다. 다시 말해 만약 100만 명이 한 화학물질에 노출되었을 때, 그 인구가 모두 생명을 다하는 순간까지 그 화학물질에 의해서 죽는 사람이 1명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100만분의 1이라는 위험을 어떻게 간주해야 할까? 사람들은 위험성 자체를 아예 무시해버리거나, 아니면 위험성에 주목해서 심리적으로 문제를 크게 부풀린다. 그런데 이 두 가지 방법이 모두 형편없다. 어떤 일에 우선순위를 결정하고자 한다면 우리 자신이 노출되어 있는 위험을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표 8은 살면서 직면할 수 있는 100만분의 1 이상 위험도를 가지는 행동과 습관을 보여준다.

사망 위험을 100만분의 1 높이는 행동 사망 원인
포도주 0.5리터 마시기 간경화
뉴욕이나 보스턴에서 2일간 살기 대기 오염
자전거로 16km 여행 사고
자동차로 480km 여행 사고
제트기로 1600km 여행 사고
제트기로 1만 킬로미터 비행 우주 복사선으로 인한 암
평균적인 석조 건물이나 벽돌 건물에서 2달 동안 살기 자연 방사능으로 인한 암
좋은 병원에서 가슴 X선 1회 촬영 방사능으로 인한 암
흡연자와 2달간 같이 살기 암, 심장병
원자력 발전소 반경 30km 이내에서 150년간 살기 방사능으로 인한 암
숯으로 구운 스테이크 10개 먹기 벤조피렌으로 인한 암
뉴욕에서 덴버로 휴가를 가서 2달 동안 살기 우주 복사선으로 인한 암
땅콩버터 40테이블스푼 먹기 아플리톡신 B로 인한 간암
마이애미 식수 1년 동안 마시기 클로로포름으로 인한 암
담배 1.4 개피 피우기 암, 심장병
석탄 광산에서 3시간 보내기 사고



Valid XHTML 1.0! Valid CSS! powered by MoniWiki
last modified 2008-05-10 07:32:40
Processing time 0.2275 s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