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는 거짓일까?

14 Feb 2015

페이스북에서 “지구 온난화는 거짓이다” 라는 기사가 여러번 타임라인에 올라왔는데 기사에 등장한 주장들의 근거가 궁금하여 찾아보았다.

“존 씨온” 박사는 누굴까?

여러 스펠링으로 찾아봤더니 이 분인 것 같다. 지구 온난화를 강력하게 주장한 나사의 연구자, 제임스 핸슨의 보스였다고 쓰여있는데, 여기여기를 보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구글 스콜라 검색을 해보면 열대우림 강우량 측정에 관한 논문들이 나오지만 기후변화를 직접 다룬 논문은 찾기 힘들며 인용수도 높지 않다. 제임스 핸슨의 구글 스콜라 검색 결과와 비교해 보면 차이가 확연하다. 현재 은퇴한 상태지만 하트랜드 연구소 (Heartland Institute) 소속으로 기후변화관련 발언들을 한 것으로 보여 하트랜드 연구소에 대해 알아보니, 대표적인 활동이 대략, 담배 회사 필립 모리스의 후원을 받아 간접흡연과 암과의 연관관계에 이의를 제기한 것, 미국의 건강보험 개혁 반대 로비, 그리고 지구 온난화에 대한 이의 제기를 한 것 등이다. 연구소의 주요 후원자 중에 석유회사 엑손 모빌이 있고, 그닥 아름답지 않은 로비활동을 벌려온 것으로 보인다.

“에스키모의 사냥 중단으로 현재 북극곰의 개체 수는 오히려 매년 증가하고 있다.”

북극곰의 정확한 개체 수를 세는 것은 힘들다. PBSG (Polar Bear Specialist Group) 는 19곳의 북극곰 서식지를 파악하여 각 서식지의 추세를 감시하고 있다. 이 추세표에 따르면 약 25년 전의 개체수와 비교했을 때 수가 확실히 증가했다고 볼 수 있는 서식지는 없으며 (감소:3, 감소하지 않음:4, 자료부족:나머지), 현재 추세를 보았을때 단 한 곳의 서식지를 빼고는 개체수가 감소하거나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 (감소: 3, 안정: 6, 증가:1, 자료부족: 나머지).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져 기온이 오르는 게 아니라, 기온이 오르면서 바다에 녹았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것이다.”

이 명제가 역사적으로 사실이었다고해서 바뀌는 것은 없어보인다. 바닷물의 온도가 오르면 녹아 있던 기체 (이산화탄소) 가 증가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었고, 이산화탄소가 온실효과를 가져온다는 것도 알려져 있다. 즉, 이산화탄소의 농도와 기온 사이에 양의 되먹임이 존재하며, 따라서 온도가 먼저 올라가던,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던, 결과적으로는 이산화탄소 농도와 기온 모두 증가하는 것이다. 물론 실제 모델은 훨씬 복잡하며, 이 설명이 틀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과거에 기온이 먼저 상승했다는 주장 자체는 별 의미가 없다.

“앨 고어 전 부통령 자택이다. 그는 지구 온난화를 경고한 ‘불편한 진실’이라는 책을 출간한 직후 자신이 해수면 상승으로 바다에 잠길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던 미 샌프란시스코 만에 호화 주택을 구입했다.”

앨 고어의 호화 주택 구입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앨 고어의 처신이 연구결과들을 바꾸지는 않는다.

“최근 20여년의 기상 자료를 분석하면 기상이변은 없었다”

정확한 기상 측정은 그렇게 오래된 게 아니므로 기상이변의 추세를 딱 잘라 말하는 것은 힘들다. 이 문제는 아직 완전히 결론이 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음 논문들은 기상이변이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아래 논문들은 기상이변이 증가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문제는 아직 논란중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기온 상승도 과거에 보여준 패턴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 지구온난화가 이슈가 되고 난 뒤 최근 16년간 기온 변화는 없었다”

데이터를 보자. 요동이 크기 때문에 십 년 정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세를 이야기하긴 힘들지만, 증가하는 추세가 사라졌다고 말하긴 힘들다. 2000년의 기록과 2014년의 기록 사이에는 0.2도 이상의 차이가 나며, 5년 추세선을 보더라도 0.1도 정도는 증가했다. 과거에도 잠깐씩 증가추세가 주춤했다가 다시 증가한 경우가 많이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 그래프를 보면 1,000년 전의 기온이 높긴 했지만, 현재보다는 낮았다는 것이 대다수의 연구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출처: http://data.giss.nasa.gov/gistemp/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Medieval_Warm_Period

“석탄은 매우 경제적이고 안정된 에너지이다”

석탄은 이산화탄소 증가량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며, 이산화탄소 배출이 아니더라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예를 들어 WHO는 석탄으로 인한 대기오염이 매년 약 백만명의 사망에 기여한다고 추정한다.

결론

학계에서 전혀 존재감 없는 누군가의 근거없는 강한 단정을 그대로 옮긴 형편없는 인터뷰 기사.